내가 사는 이야기
이 나쁜 넘아, 잘 가라
智美 아줌마
2010. 11. 2. 22:28
지난 금요일 기능성 제화 제조업을 하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힘들어할 때 잊지 않고 용기를 주고 안부 전화를 하던 친구인데
한 한달만에 전화가 온 것 같다.
통화 내용이 늘 서로 안부를 묻고 친구들 근황을 묻는 것이지만
요즘 큰병으로 투병 중인 친구 녀석들이 넷이나 있다보니
그 친구들 얘기를 하게 되었다.
한 녀석은 지난 년말 간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고
한 녀석은 폐암으로 수술 받고 치료 중이고
또 한 녀석은 간암으로 투병 중이고
또 한 녀석은 지난 여름 위암 진단을 받았는데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어 얼마 전 입원을 해서
많이 힘들어 하고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 . .
그런데 오늘 오전에 위암으로 투병 중인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토요일에 운악산 산행을 하고 감기 걸려 콜록콜록 하느라
며칠 있다가 함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버렸는지 . . .
세상 이치가 미루다보면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더니 . . .
나쁜 넘들 . . .
그렇게 친구들 좋다고 만날 때마다 술들 애지간이들 먹더니
적은 나이 아니니까 몸 챙기며 살으라고 잔소리하면
괜찮다고, 괜찮다고 하더니
나쁜 넘들 . . .
이제 큰병들 걸려서 어떻게 하냐고 . . .
앞으로도 한 녀석 두 녀석 우리들 곁을 떠날텐데 . . .
어떻게 또 친구들을 보내야 하는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하고
그동안 앞서 간 친구들 떠나보내면서
우리가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했는지
다 아는 녀석이 어떻게 이리도 빨리 우리들 곁을 떠나는지 자꾸 욕이 나온다.
그 친구 웃는 얼굴이 떠올라 나를 보고 웃는 것 같다
살아생전에 함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미안해서 어쩌나, 미안해서 어쩌나
이 나쁜 넘아
친구들 좋다고 그러더니 이렇게 일찍 우리들 곁을 떠나고
이쁜 처자식들 어떻게 두고 떠나냐?
이 나쁜 넘아
속상해 미치겠다.
머리카락이 백발이 되어 꼬부랑 할매, 할배 되어서까지
오래도록 함께하자더니
그 약속 어디가서 지키려고 이렇게 훌쩍 떠나는거냐?
이 나쁜 넘아.
나중에 우리가 가면 일찍 간 넘들 다 모아 흠씬 두들겨 패줄거다.
패줄거야. 속으로 악악대지만 무슨 소용있겠는가.
참 사는게 다 그렇다.
그래, 이 나쁜 넘들아. 가라, 가.
잘 가라, 잘 가라, 잘가
먼저 간 친구들 만나서 그곳에서 즐겁게 잘 지내라.
이 나쁜 넘들아.
2010년 11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