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짱구 군입대 하는 날
智美 아줌마
2010. 8. 31. 22:04
늦둥이 우리 짱구가 군입대하는 날이다.
군대 간다고는 하지만 상근 복무이다.
올 년초 징병 검사를 받을 때 현역 가고싶지 않다고해서
나는 쉬운 말로 "남들 다 가는 건데 그냥 현역 갔다오면 어떻겠니?"
"엄마는 아들이 고생하는 게 좋아?"
"생각하기 나름이지, 고생이라고하면이야 고생이지. 아니 당연히 고생이지.
그런데 남자들 세계에서는 군대 생활 2년이 평생 따라 다니는 증표같은 것이라서
엄마 생각엔 현역 갔으면 하는 마음과
너 말대로 가서 고생할 것 생각하면 군대 안 보내고 싶고 그래."
그런데 요즘 아이들 어디 부모 말 듣는가.
행여 듣는다고해도 억지로 원치 않는데 현역 보냈다가
아이가 뜻하지 않는 일을 겪게 되면 그 또한 평생 원망이 될테고
주변의 친구들은 아들 현역 안 보내려고 손쓰기도 하는데 . . .
그래서 짱구가 원하는대로 병원 가서 서류를 떼어주고 징병 검사장으로 보냈다.
검사 당시 메스컴에서는 병역 비리가 이슈가 되어 한창 뜨거운 감자가 되어 있었고
"하필이면 내가 군대 가게 생겼을 때 비리들이 터지는거야." 궁시렁궁시렁
"짱구, 오늘 신검 받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주어진대로 받아들여, 알았지?" 하니
"응, 알았어요. 엄마. 그렇게 생각하고 가요." 한다.
그 결과, 잘 되었는지, 잘 안되었는지 짱구는 3급 판정으로 상근 배치가 되었고
드디어 오늘 군소집 날짜가 되어 306보충대로 입소한다.
막상 입소 날짜가 다가오니까 말은 괜찮다고는 하지만 짱구가 긴장이 되었는지
그제 친구 원룸에서 자고 온다던 녀석이 혼자 춘천을 갔다온 것 같았다.
카메라를 열어보니까
춘천 터미널과 그 주변 사진, 시켜 먹었던 음식인지 사진이 담겨 있었다.
그제 저녁에 전화 통화를 할 때도 친구 원룸이라고 했는데
목소리가 왠지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아서
"무슨 일 있니? 날짜가 다가오니까 마음이 안 좋아?"
"아니요.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사랑해요." 한다.
" 응, 엄마두. 고마워 아들 . . ."
그리고는 어제 낮에 성북역이라고, 집에 가는 중이라고 전화가 왔다.
그런데 내가 걱정할까봐 춘천이라는 말을 안 한 것 같았고
나도 그 부분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그동안 현역으로 안 가는데 아들 군대 간다고 마음이 어쩌겠는가 했는데
막상 오늘이 되고보니 내마음도 착잡하다.
그러니 말은 괜찮다고하지만 짱구 마음은 더 하겠지.
새로운 곳, 낯선 환경,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가슴 설레게 하는 것보다
두려움이 더 크지 않을까싶다.
그동안 우리 짱구 열심히 생활한 것을 보면 잘 이겨내고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한다, 아들. . . 우리 짱구 파이팅!!
2010년 8월31일